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토론방 제목:

삶이 이유 있는 이유

작성일 : 2005.06.12 / 개설자 : admin

<내가 평소 ‘삶’이란 것에 대해 유달리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, 그래도 현재까지 보고 듣고 안 것이 있기에 이 주제를 택하였다.> 삶. 언젠가 내가 국어사전에서 ‘삶’의 의미를 알고자 뒤적거린 적이 있었다. 그 곳에는 단지 ‘사는 일. 또는 살아있는 현상. 목숨 또는 생명’이라고 두 줄도 채 안되게 씌어져있었다. “에게?” 너무나 단순하고 너무나 당연해서 금방 맥이 빠져버리는 대답. 위에서처럼 과학적으로, 문맥적으로만 해석하려 한다면 삶의 의미는 이렇게 작아져버리고 만다. 그런데도 ‘삶’, ‘Live’라는 이 짧은 단어 하나로 인류는 유구한 역사동안 얼마나 연구하고 사색했으며 고뇌해왔는가? 그것은 위의 해석만으로는 우리의 ‘삶’이란 것에 대한 대답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. 그 답은 아직도 구해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. 왜 사람들은 ‘죽음’에 대해서는 쉽게 정의할 수 있으면서 ‘삶’에 대해선 시원스레 ‘이것이다!’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일까? 그것은 아마 모든 사람 개개인에게 ‘삶’이란 것을 정의하는 나름대로의 잣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. 그러나 ‘삶의 잣대’라는 것은 인간에게만 주어지지, 그저 ‘살아가는 것’ 즉 ‘생명을 유지하는 본능’에만 충실한 동물에게는 절대로 주어질 수가 없다. “나는 다른 개들처럼 살 수는 없다. 내 의지대로 살 것이다!”라고 주장하는 개를 본 적이 있는가? 그것은 만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. 그에 반해 사람들은 제각기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. 예를 들어 과학자의 삶의 의미는 ‘연구하여 결론을 얻는 것’에 있다고 할 때, 그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그 삶을 즐겁게 살아갈 것이고 때론 놀라운 발견으로 자신의 생애를 인류역사에 기록할 수도 있다. 예술가는 ‘자신의 사상을 표현, 재창조’하는 것에 삶의 의미를 둘 것이고, 종교인의 경우에는 ‘지금의 삶은 단편적인 것, 죽음 이후의 영원한 삶에 더욱 의미를 부여’하겠다는 그 만의 삶의 잣대, 기준대를 통해 절망에 빠진 이들을 구원하며 스스로가 원하는 삶을 누릴 수 있다. 내가 생각하는 ‘삶이 의미있는 이유’란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. ‘삶’의 의미를 단순히 ‘생명 유지’라는 차원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‘개인의 일생을 자신의 가치관을 통해 일구어 가는 것’이라고 해석할 때, 우리의 삶에 의미가 부여되는 것이라 생각한다. 즉 우리의 인생을 우리의 의지대로, 또는 소망대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그 삶이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견해이다. 그 의미의 갈래 또한 너무나도 많아서 가장 올바른, 가장 참다운 갈래를 찾는 것에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. 그러나 ‘가장 ～한 삶’이란 것은 존재할 수가 없다. 개개인의 가치관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. 그러나 ‘살아서는 안되는 삶’과 ‘내가 사는 의미를 인정받는 삶’은 구분될 수 있다. 사람의 삶이 의미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. 자신의 의지로 스스로의 삶에 정의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의 삶은 의미가 있다.(안아람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