'오늘도 밖에는 비가온다. 최근 들어 꿈자리가 안 좋다.... 으.. 아.. 창 밖을 보니 시상이 떠오르는 구나~ 어쩌고 저쩌~' '빡'! '으윽! 선생님이다.머리에 뿔달린 마귀할멈 같으니라고....' 너! 지금 무슨생각 하는거야. 선생님이 조용히 자습하랬지? 한 눈을 팔고 있어? 너 오늘 반성문 쓰고 가! '킥킥...크크...' '친구가 맞고 있는데 웃고 있다니... 저놈들이 도대체 친구야? 웬수야..? 어휴! 그냥 저걸 콱'! 결국 반성문을 쓰고는 학교를 나섰다. 여전히 내리는 비가 내 발목을 적신다. 휴... 오늘도 이게 무슨 꼴이야? 반성문이나 쓰다니...오늘 꿈자리가 안 좋더라니... 이걸 예고하는 거였나? '웅..' 그때 어디선가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. 소름이 쫙 끼쳐 왔다. 왠지 낯설지 않은 이 소리.. 그때 였다. 아까의 그 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려왔다. 순간 현민이는 발 밑의 진동을 느꼈다. 아래를 내려다보니 자신의 발 밑에 검은 입을 쩍 벌리고 있는 맨홀 구멍이 있었다. 순간 현민이는 그 맨홀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. '이 맨홀...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..그래 맞아! 꿈에서야! 그런데... 이 소리는 뭐지?' 현민이는 더욱 고개를 숙여 맨홀 안을 깊숙히 들여다 보았다. 그때 였다! 맨홀 뚜껑이 열리며 현민이는 빨려들어 가듯 검은 입을 쩍 벌린 맨홀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. 으아앗~!! 눈을 떠 보니 자신의 앞에 무언가가 희미 하게 보였다. 으아악!! 쥐였다! 그것도 두발로 서 있는 채로 현민이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. 머리에는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쓰고 있었다. 참내... 누가 누굴 보고 놀라? 겁은 많아서... 그나저나 넌 누구냐? 쥐가 말했다. 응? 아.. 나.. 난 현민이라고 해... 맨홀이 갑자기 날 빨아들였다구.. 잠깐... 근데 여기서 어떻게 나가? 엄마가 기다릴텐데...어떻해~!! 자..잠깐! 난리 피우지마. 밖으로는 내가 내보내 줄테니까... 그나 저나... 시간이 없어! 한시가 급해.. 곧 있으면 시궁창이 올거야! 쥐가 갑자기 안색이 변하며 급하게 말했다. 으응? 시궁창이 뭐야? 왜 그렇게 난리를 피워? 이곳의 주인인 거대하고 사나운 쥐야. 눈이 4개나 달린 괴물이라고!! 쥐가 난리를 피우며 말했다. 그때 였다. 물이 흘러 내려오는 하수구 저편에서 음산한 소리가 들렸다. 그르르르르.... 아앗! 곧 있으면 시궁창이 올거야! 그래..여..여기! 이 구멍으로 쭈-욱 나가. 그러면 다시 위로 나갈 수 있을꺼야! 어서! 쥐는 정신없이 어둠 속으로 뛰어 사라 졌다. 그때 쥐의 모자에서 무언가 떨어졌다. 이봐! 쥐사람~!! 아..아니 쥐! 너 뭐 떨어트렸어!! 그러나 듣지 못한 듯 쥐는 어둠속으로 사라졌다. 푸른빛이 나는 구슬이었다. 현민이는 그 구슬을 주머니에 챙겼다. 그리고는 구멍을 기어오르기 시작했다.
